다시 불붙는 ‘개헌’ 논의…농업가치 반영 촉각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개헌이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권력구조 분산에 집중된 개헌 논의가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대 국회 막바지 개헌 움직임이 꿈틀댄다. 특히 4·10 총선에서 압승한 야당이 대통령 권력 분산을 위한 개헌 요구를 터뜨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22년 대선 국면에서부터 대통령 ‘4년 연임제’로 전환하기 위한 개헌 목소리를 내왔고, 이런 입장은 민주당 총선공약에도 반영됐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제왕적 대통령제 한계를 타파하기 위한 개헌 의지를 보인다. ‘87년 헌법’에서 탄생한 대통령 5년 단임제는 대통령이 단기 성과에 치중하게 하고 5년마다 정권이 바뀌면서 과한 매몰비용을 발생시킨다는 부작용을 지적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손질을 요구받는다. 차기 국회가 개원하면 이같은 논의는 다른 영역까지 확장될 공산이 있다. 현재 여야가 가장 합의에 근접한 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다. 이에 대해선 지난 대선에서 후보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개헌 요구도 있다. 7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한 ‘2024 총선시민네트워크’는 22대 국회가 우선 해결할 ‘지역균형·농업’ 과제로 자치분권 강화에 입각한 개헌 추진을 꼽았다. 문재인정부에서 좌초된 농업 가치를 헌법에 반영하기 위한 논의가 다시 물꼬를 틀지도 관심을 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4년 연임제와 선거 연령 하향 조정 등과 함께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을 명시한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불발됐다. 농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 현안에 논의가 집중돼) 당장 농업 가치를 헌법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모든 농업계가 협력해 개헌안을 만든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치열하게 논의해볼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기후변화로 대형산불 증가…농업재해 지원 재정비해야
기후변화로 대형 산불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피해지역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대형 산불은 농가의 생산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가지만, 이런 피해를 완화할 농업재해 지원체계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대형 산불의 증가, 진단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산불 피해액은 2022년 1조3463억원으로 2013년(250억원)보다 53.9배 늘었다. 대형산불은 피해면적이 100㏊ 이상인 산불을 의미한다. 이런 산불은 임야나 주택뿐 아니라 밭작물과 임산물, 농업·축산 시설까지 전소시키는 위력을 지녀 농가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2022년 강원·경북 동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경북도에서만 농어업시설 256곳, 농기계 1715대, 128㏊ 농지에서 경작되던 농작물·산림작물이 전소됐다. 그동안 주로 4월 강원지역에 집중해 발생했던 산불은 최근 2월로 시기가 앞당겨졌고, 발생지도 충남·경북·경남 등 전국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안현진 농경연 연구위원은 “핵심 원인은 기후변화”라면서 “겨울철 이상고온과 가뭄이 작은 불씨를 대형 산불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산불 등 재해는 농가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기지만, 지원체계는 미흡하다. GS&J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국내 농업재해와 관련된 지원책은 ▲농업재해보상 ▲농작물재해보험 등 크게 두축으로 나뉜다. 농업재해보상의 문제점으로는 ‘낮은 지원단가’가 꼽힌다. 농업재해보상은 ‘농어업재해대책법’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근거해 농가의 피해를 정부가 직접 보상하는 것이다. 농약대·대파대 일부 등을 보조·융자 지원하는 식이다. 하지만 지원단가가 낮아 실효성에 의문이 잇따른다. 김영준 강원대학교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재해보상액이) 복구를 위한 경영 지원이라기보단 재난 위로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낮은 가입률, 보장 사각지대 등이 한계로 꼽힌다. 농작물재해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농가를 대상으로 재난에 따른 피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아 농가가 내는 보험료는 평균 12.5%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52.1%에 그친다. 김 교수는 “보장 재해 범위, 재해 평가, 할증 제도 등 가입에 따른 이익이 농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험조차 가입할 수 없는 ‘비보장 작물’도 산재해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올해 기준 73개 작목을 대상으로만 시행되고 있다. 영세농가가 최소 가입규모를 충족하지 못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이 때문에 농업재해 지원체계를 촘촘히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우선 농업재해보상 제도와 농작물재해보험의 보완 관계를 확립하는 것이 과제로 언급된다. 농업재해보상은 수목·초지·가축 시설의 멸실 복구, 보험은 수확량 손실 위험을 지원하는 식이다. 농업재해보상을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농업재해가 발생하면 농가를 긴급 지원하는 보상프로그램(SADA)을 운영한다. 목초지가 화재로 없어지면 사료비의 60%를, 과수·묘목 등이 자연재해로 멸실되면 새로 심는 비용의 65%, 제거 비용의 50%를 지원한다. 미국은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작물을 대상으로 비보험작물 재해지원정책(NAP)을 도입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현행 작물보험으로는 보험 사각지대 발생이 불가피하다”며 “비보험작물에 관한 보험 도입을 장기적 과제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진 기자 sjkim@nongmin.com
농업소득·농가부업 수입액 과세 대상인지 꼼꼼히 살펴야
5월은 종합소득세(종소세) 신고·납부의 달이다. 이달말까지 종합소득세 납부 대상자들은 신고·납부를 완료해야 한다. 연말정산 때 공제 내역을 빠뜨렸거나 잘못 신고한 부분이 있다면 이달 종소세 신고 시 정정할 수 있다. 종소세 납부와 관련해 자주 하는 실수와 유의사항을 살펴본다. ◆종소세 누가 납부하나=종소세란 개인이나 개인사업자가 지난해 1년간 경제활동으로 얻은 소득에 대해 납부하는 세금이다. 지난해 벌어들인 이자·배당·부동산 임대·사업·근로·연금·기타소득 등을 합산해 납부 세액을 계산한다. 지난해 종소세 확정신고 인원은 1028만명이며, 올해 국세청이 안내한 종소세 대상자는 1225만명에 달한다. 소득원이 근로소득뿐인 직장인은 종소세를 낼 필요가 없지만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 근로소득 외에 기타 소득이 있는 직장인 등은 종소세 신고 대상자다. 올해 연말정산을 한 직장인도 필요경비를 제외한 기타소득이 300만원 이상이라면 종소세 신고 대상이다. 이자와 배당소득을 합친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상이거나, 사적연금 소득이 1500만원 이상인 사람도 신고해야 한다. 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6%(1400만원 이하)부터 45%(10억원 초과)까지다. 올해 신고부터 최저세율 구간이 기존 12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상향됐다. 과세표준은 종합소득금액에서 소득공제액을 빼서 산출한다. 종소세를 제때 내지 않으면 가산세가 부과된다. 일반 무신고는 무신고 납부세액의 20%를, 과소신고일 경우 과소신고 납부세액의 10%를 가산세로 내야 한다. 농업소득의 경우 대부분 비과세를 적용받고 있지만, 업종·매출액에 따라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소득세법에 따라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 재배업으로 인한 소득은 전액 비과세로 분류된다. 다만 식량작물 외 작물(채소·과일·특용작물 등) 재배로 벌어들인 소득은 매출액 10억원까지 비과세하고, 10억원을 초과한 수입금액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부과한다. ‘농가부업 소득’의 과세 기준도 잘 살펴야 한다. 민박, 음식물 판매, 전통차 제조 등 농가부업 소득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소득세를 내야 한다. 또 농가부업 규모를 초과하는 축산업을 운영해도 소득세가 부과된다. 농가부업 규모에 해당하는 범위의 축산업은 소 50마리, 돼지 700마리, 닭·오리 1만5000마리다. ◆연말정산 신고누락·과다공제 받았다면 이달 내 정정을=올초 연말정산을 완료한 근로자일지라도 신고를 누락하거나 공제를 과다 적용했다면 종소세 신고 시 정정하면 된다. 국세청은 지난해 연말정산 신고자 2054만명 중 종소세 신고자가 454만명(22%)에 달한다고 밝히며 근로자가 한번 더 확인해야 할 항목을 안내했다. 지출 증빙을 제때 갖추지 못해 공제를 누락한 경우 이번 종소세 신고 시 반영하면, 6월말까지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임대차 계약서 등 증빙을 미처 챙기지 못해 월세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기관에서 간소화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종이 영수증을 발급해 신고하지 못한 기부금·의료비·교육비 누락분도 적용 가능하다. 공제·감면을 과다하게 받아 연말정산 시 소득세를 적게 냈다면 종소세 신고 시 정정해 가산세를 피해야 한다. 소득이 100만원을 초과한 가족을 공제 대상자로 적용하거나, 형제·자매가 부모를, 맞벌이 부부가 자녀를 중복으로 공제하는 경우가 자주 하는 실수로 꼽힌다. 또 주택을 연도 중 취득한 세대의 근로자가 주택임차차입금 이자상환액, 주택청약저축 소득공제, 월세 세액공제를 받았다면 다시 신고해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잘못 적용한 공제를 정정해 5월31일까지 종소세를 신고하고 추가로 발생한 세액을 내면 가산세가 발생하지 않지만, 기한 내에 신고를 완료했더라도 세액을 내지 않으면 납부지연 가산세가 발생한다”며 “거짓 기부금 영수증 등을 악용해 기부금 세액공제를 과다하게 받은 납세자를 대상으로 매년 ‘기부금 표본조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소임 기자
과수화상병 충청권 전역으로 확산하나…음성·아산·당진서도 확진
과수화상병이 올들어 첫 발생 이후 3일 만에 충청권 전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6일 오후 5시 기준 과수화상병 발생농가는 충북 음성, 충남 아산·당진 등 5개 시·군 전체 11곳으로 늘어났다. 전체 9.08㏊ 규모다. 앞서 13일 충북 충주 사과, 충남 천안 배 과수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지 사흘 만이다. 현재 농장 9곳에 대해선 매몰작업이 진행 중이고, 나머지 2곳 농장에서도 매몰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생과원 100m 이내 농장에 대해선 긴급 예찰이 진행 중이다. 농진청은 1차 예찰 기간(5월1~14일)을 이달 24일까지로 10일 연장했다. 과수화상병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현장점검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첫 발생을 기점으로 발생농장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6월 2주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과수화상병은 우리나라에서 금지 병해충으로 지정된 세균병이다. 주로 사과·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되면 잎·꽃·가지· 줄기·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게 또는 검게 변하며 마르는 증상을 보인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맛있는 이야기] 조선 제일 미식가의 찬사 ‘이 음식’…“부드럽고 매끄러운 맛 최고”
생명의 원천인 ‘먹거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저 한끼가 아니라, 한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맛있는 이야기’는 먹거리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즐거움을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특히 이 코너엔 인문학·영양·문화·여행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해 내공(內功)을 전하게 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을 기대합니다. “장의문(藏義門) 밖 사람들이 잘 만든다. 부드럽고 매끄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글은 역모 혐의를 받아 1618년 음력 8월24일 서울의 서소문 밖 저잣거리에서 능지처참당한 허균(許筠, 1569∼1618)이 썼다. 필자는 허균을 조선시대 미식가 가운데 으뜸에 드는 인물로 꼽는다. 바로 그가 쓴 ‘도문대작(屠門大嚼)’이란 글 때문이다. 필자는 ‘도문대작’에 나오는 150여종의 식재료와 음식의 지명을 허균의 일대기와 대조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도문대작’에 나오는 모든 먹거리를 허균이 모두 직접 맛보았음을 확인했다. 허균은 ‘도문대작’의 서문을 1611년 음력 4월21일 유배지인 전라도 함열현(咸悅縣·지금의 익산시 함라면)의 초가에서 썼다. 어릴 적부터 입맛이 남달랐던 허균은 막상 유배지에 와서 생활하는 가운데 “하루에 간신히 두끼를 먹다보니 종일 배가 고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허균은 “여러 음식을 종류대로 나열해 기록하고 때때로 보면서 고기 한점을 눈앞에 둔 셈” 치기 위해 글을 썼다. 그리고 글의 이름을 ‘푸줏간 앞에서 크게 입맛을 다시다’라는 뜻으로 ‘도문대작’이라고 붙였다. 앞의 글에서 허균이 적어 놓은 장의문은 지금의 ‘창의문(彰義門)’으로 여겨진다. 창의문은 한양도성 사방에 있던 작은 문 가운데 서북쪽에 세워진 문으로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 조선 초기만 해도 이 문의 북쪽에는 ‘장의사’라는 절이 있었다. 연산군은 이 절을 허물고 ‘탕춘대(蕩春臺)’라는 정자를 지어 질퍽하게 놀았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이 문을 장의문이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지금의 서울 세검정이 바로 장의문 밖이다. 두부의 주재료는 노란색의 큰 콩, 곧 대두(大豆) 혹은 황두(黃豆)라고 부르는 콩이다. 이 콩을 맷돌에 갈아 솥에 넣고 약한 불로 끓인다. 이것이 콩비지다. 이 콩비지를 삼베나 무명으로 만든 주머니에 붓는다. 식기 전에 주머니의 입을 양쪽으로 묶고, 그 사이에 나무 막대를 꽂아 돌리면서 콩물을 빼낸다. 이 콩물에 ‘간수(습기가 찬 소금에서 저절로 녹아 흐르는 짜고 쓴 물)’를 첨가한다. 간수의 주성분은 염화마그네슘이다. 콩물의 식물성 단백질이 염화마그네슘을 만나면 바로 응고된다. 이것이 바로 두부다. 허균이 말한 “부드럽고 매끄러운 두부”가 되려면 콩을 맷돌에 곱게 가는 일은 물론이고, 간수를 잘 섞어 굳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간수가 들어가서 응고하는 거품을 보고 두부를 ‘포(泡)’라고 불렀다. 조선시대 불교 사찰 중에는 ‘조포사(造泡寺)’라고 불린 곳이 한양도성 근처에 여럿 있었다. 고려 후기에 중국에서 들여온 두부 만드는 기술이 사찰에 전해졌고, 고기 대신에 두부를 제사의 제물로 올린 사찰의 스님들이 제조 전문가였다. 1876년 2월 일본과 강화도조약을 체결한 조선에는 일본인이 몰려들었다. 일본인도 두부를 즐겨 먹었으므로, 그들이 사는 곳에는 소규모의 일본식 두부 공장이 자리 잡았다. 그들은 일본에서 하듯이 동이 트는 아침에 갓 만든 두부를 수레에 싣고 놋쇠로 만든 종을 흔들며 골목을 누볐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식과 조선식 두부의 제조 기술이 근대 도시에서 결합했다. 1970년대 초반부터 ‘경지정리’ 사업이 농촌 곳곳에서 행해지면서 논두렁에 자라던 콩이 거의 사라져갔다. 이제 허균이 찬사를 보냈던 부드럽고 매끄러운 두부는 지천으로 깔렸다. 하지만 두부의 주재료인 대두는 다른 나라 것이 더 많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민속학교수
5월은 장미의 달…전국 ‘장미축제’ 어디로 가볼까
5월은 가정의 달인 동시에 장미꽃이 피는 시기다.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거나 결혼식 부케로도 사용되는 장미는 대표적인 ‘사랑의 꽃’으로 통용된다. 장미라고 하면 흔히 붉은색을 떠올리지만 하얀색부터 분홍색, 노란색, 보라색, 파란색까지 다채롭다. 다양한 장미의 색상만큼이나 전국 곳곳에서는 지역의 개성을 담은 ‘장미축제’가 열린다. 가족, 연인과의 일상에 행복의 향기를 더해줄 장미축제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서울의 대표 봄축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중랑 서울장미축제’는 18~25일 열린다. 중랑천 제방을 따라 조성된 5.45㎞의 장미터널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장미터널과 수림대공원 등 5곳에 꾸며진 장미정원에서는 209종의 장미를 만날 수 있다. 장미 품종은 ‘안젤라’ ‘핑크퍼퓸’ ‘골드파사데’ 등 매우 다양하다.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18일 장미퍼레이드와 장미음악회를 시작으로 19일엔 장미가요제 등이 열린다. 또 ▲장미산업전 ▲장미마켓 ▲장미서점 ▲국내 교류관 ▲16개 동별 나눔 장터 ▲중랑구 중소기업 우수상품을 판매하는 로즈로드마켓 등의 부스와 프로그램들도 준비돼 있다. 전남 곡성의 랜드마크인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열리는 곡성 세계장미축제는 17~28일 진행된다. 7만5000㎡ 장미정원에 식재된 형형색색의 장미가 장관을 이루는 이번 축제의 콘셉트는 ‘The RED’다. ‘R’ ‘E’ ‘D’는 각각 ‘Romantic(낭만)’ ‘Excitement(흥)’ ‘Delight(즐거움)’을 뜻한다. 축제에서는 각각의 컨셉에 맞춘 콘서트를 만날 수 있다. 콘서트에는 노라조, 트로트가수 김연자‧이수호, 수와진밴드 등이 출연한다. 또 ‘게릴라 왈츠’ ‘신 장미풍류’ 등의 기획공연도 마련돼 있다. 붉은색 옷을 입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하면 기념품도 제공한다. 강원 삼척의 오십천 일원 삼척장미공원에서는 18~22일 ‘장미축제’가 펼쳐진다. 축제에서는 222종, 16만 그루에 피어난 1000만 송이의 장미를 볼 수 있다. ‘피어나는 장미의 꿈’을 부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꽃길런 퍼레이드와 장미성 꾸미기, 민경훈과 케이시 등이 출연하는 공연, 지역 가수들의 장미콘서트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18일 개막식에는 ‘박칼린 뮤지컬 오케스트라’가 참여해 화려함을 더한다. 밤에는 야간 경관조명이 설치돼 낭만적인 봄밤의 정취를 느낄수 있다. 또 추억 현상소를 비롯해 알록달록 장미상회, 장미 모루인형 만들기 등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울산에서는 22~26일 ‘울산대공원 장미축제’가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축제에서는 300만 송이의 장미와 함께 품격 높은 공연, 불꽃쇼 등을 즐길 수 있다. 22일 개막 공연에는 가수 박정현의 노래와 시립 교향악단의 연주가 축제의 흥을 더한다. 23일에는 7080콘서트가 준비돼 있으며, 24~26일에는 조성모와 정인, 포르테나 등 유명 가수가 출연하는 공연과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특히 울산대공원에는 동물원과 생태여행관이 조성돼 있다. 앵무새와 미어캣, 토끼 등 동물뿐만 아니라 나비, 파충류 등도 볼 수 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좋다. 한편, 각 축제의 주최 측은 방문객들에게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식품 위생반과 함께 ‘바가지요금’ 단속반을 운영할 방침이다. 권나연 기자 kny0621@nongmin.com